화성 탐사선 실험에서 태어난 설탕 대체제, 타가토스
카페 시럽 펌프 앞에서 잠깐 망설여 본 적 있으시죠? 달콤한 음료는 당기는데 칼로리와 혈당이 마음에 걸리니까요. 그런데 타가토스라는 당은 화성 착륙선에 실을 실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를 갖고 있어요. 그 사연을 지금부터 천천히 풀어볼게요.

이미지 출처: NASA
자연에도 있다는 설탕, 타가토스는 어떤 당일까요?
타가토스는 자연에 소량 존재하는 설탕이에요. 저칼로리이면서 일반 설탕과 인공 감미료의 천연 대체제로 소개돼요. 이름이 낯설어도 괜찮아요. 이 글이 끝날 즈음이면 꽤 익숙해질 거예요.
마트 음료 뒷면의 성분표를 유심히 읽어 본 적 있으세요? 감미료 이름이 한 줄로 길게 이어져 있으면 괜히 눈이 멈추곤 해요. 단맛을 내는 방법이 그만큼 다양하다는 뜻이기도 해요. 그중에서 '천연'이라는 말이 붙으면 더 눈길이 가기 마련이에요.
설탕이라고 하면 보통 하얀 가루 한 가지를 떠올리지만, 단맛을 내는 당은 여러 종류가 있어요. 과일에는 과일대로, 우유에는 우유대로 저마다 다른 당이 들어 있거든요. 같은 단맛이라도 태어난 곳이 다르다고 생각하면 편해요.
그런데 이 당이 시장에 나오기까지의 길은 꽤 특이해요. 출발점은 NASA의 화성 바이킹 1호와 2호 착륙선에 실을 실험이었어요. 설탕 이야기에 갑자기 화성이 튀어나와서 당황스러우셨죠? 차근차근 이어 가 볼게요.
화성 흙에서 생명체를 찾겠다던 실험이 있었어요
레빈 박사는 NASA의 화성 바이킹 1호와 2호 착륙선에 탑재할 생명체 탐지 실험을 발명했어요. 화성이라는 낯선 땅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는다니, 상상만 해도 아득해요. 흙 한 줌을 앞에 두고 '여기 누가 살고 있나요?' 하고 묻는 장면을 떠올려 보세요.
실험은 방사선이 첨가된 영양소를 사용했어요. 그 영양소로 화성 토양 샘플 속에 미생물 생명체가 있는지 판별하는 방식이었어요. 쉽게 비유하면 흙에 먹이를 놓아두고 누가 반응하는지 지켜보는 셈이에요.
생명체를 찾을 때 가장 막막한 점은 상대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거예요. 모양을 알 수 없으면 생김새보다 하는 일을 보는 편이 나아요. 먹고, 소화하고, 무언가를 내놓는 일은 지구의 미생물이 공통으로 하는 활동이니까요.
지구라면 현미경과 실험실이 있으니 샘플을 가져다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어요. 하지만 다른 행성의 흙은 사정이 달라요. 사람이 곁에서 지켜볼 수 없으니 장비가 알아서 판단하고 결과를 보내야 하거든요. 그래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흔적을 읽을 수 있는 신호로 바꾸는 정밀한 방법이 필요해요.

이미지 출처: NASA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은 어떻게 들킬까요?
미생물은 너무 작아서 맨눈으로 볼 수 없지만, 살아 있다면 흔적을 남겨요. 영양분을 먹고 대사 과정을 거치면서 가스 같은 물질을 내놓기 때문이에요. 사람이 밥을 먹고 숨을 쉬며 이산화탄소를 내뱉는 것과 같은 이치예요. 먹으면 무언가를 내놓는다는 점이 탐지의 실마리가 돼요.
빵 반죽을 따뜻한 곳에 두면 부풀어 오르는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반죽 속 효모가 당을 먹고 이산화탄소를 만들어서 그런 거예요. 잘 익은 김치 통 뚜껑이 볼록해지는 것도 비슷한 사연이에요. 작은 생명체는 보이지 않아도, 부푼 반죽과 볼록한 뚜껑이 그 증거가 되는 셈이에요.
여기에 영양소에 추적용 표지를 달아 두면 행방을 좇기가 훨씬 쉬워져요. 택배에 송장을 붙여 두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것과 비슷해요. 표지가 달린 먹이가 다른 물질로 바뀌어 나온다면, 누군가 그것을 먹고 처리했다는 단서가 되는 거예요. 화성 실험이 쓴 영양소에도 방사선이 첨가돼 있었어요.
집 천장의 연기 감지기도 같은 발상이에요. 눈에 안 보이는 연기 입자를 경보음으로 바꿔서 알려 주니까요. 탐지 기술은 결국 보이지 않는 현상을 읽을 수 있는 신호로 번역하는 일이에요.
타가토스의 단맛은 설탕과 얼마나 비슷할까요?
레빈 박사는 실험에 쓸 영양소를 고르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설탕을 탐구했어요. 그 연구가 타가토스로 이어졌어요. 미생물에게 줄 먹이를 고르던 일이 설탕 대체제 이야기로 번질 줄 누가 알았을까요? 요리사가 재료를 고르다가 뜻밖의 새 메뉴를 만나는 일과 닮았어요.
타가토스는 일반 설탕 단맛의 92% 수준이에요. 1대 1로 설탕을 대체할 수 있어서 제과·제빵 레시피에도 쓸 수 있어요. 같은 양만큼 바꿔 넣는 장면을 상상하면 이해가 쉬워요.
굽는 과정에서도 일반 설탕처럼 갈색으로 변해요. 일부 고강도 감미료와 달리 불쾌한 뒷맛이 없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혀요. 쿠키가 노릇하게 구워지는 모습과 입안에 남는 끝맛은 대체당을 고를 때 은근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오븐 앞에서 색이 변해 가는 걸 지켜보는 재미도 단맛만큼이나 크니까요.
충치를 유발하거나 치아 부식을 촉진하지 않아요. 당뇨병 환자에게는 안전한 감미료를 제공해요. 간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특히 눈이 가는 대목이에요. 다만 혈당 관리가 필요하다면 어떤 감미료든 전문가와 먼저 상의하는 게 좋아요.
식품 회사에서 기침 시럽까지, 어디에 쓰일까요?
알라 푸즈 인그리디언츠(Arla Foods Ingredients)는 Gaio-Tagatose라는 이름으로 식품 및 음료 제조업체에 타가토스를 판매해요. 식당에 식재료를 대는 도매상을 떠올리면 이해가 쉬워요. 원료를 만들어 공급하는 쪽과 완제품을 파는 쪽이 따로 있다는 걸 알고 나면 포장지가 달라 보여요. 완제품 포장지의 뒷면을 뒤집어 보는 습관이 생길지도 몰라요.
스페릭스(Spherix, Inc.)는 타가토스의 식품이 아닌 버전인 Naturlose를 출시했어요. 목캔디나 기침 시럽 같은 제품의 맛을 개선하려는 목적이었어요. 쓴 약을 삼키며 얼굴을 찌푸렸던 기억, 한 번쯤 있으시죠? 목이 아플 때 사탕 하나가 약처럼 느껴지는 데에는 맛도 한몫하니까요.
한쪽은 식품 및 음료 제조업체를 향하고, 다른 한쪽은 목 사탕과 기침 시럽 같은 제품을 향한 셈이에요. 한 뿌리에서 가지가 두 갈래로 뻗은 나무 같아요. 이런 사례가 우리 주변에 또 있을까요?
다음에 목캔디 한 알이나 커피 옆 설탕 봉지를 집어 들 때, 그 단맛이 어디서 왔을지 잠깐 궁금해해 보세요. 평범한 물건 하나에도 생각보다 먼 곳의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 몰라요.
참고 자료: NASA Spinoff 공식 사례 (HDQS-SO-200) · spinoff.nasa.gov
이미지는 NASA 공개 자료이며, 이 글은 NASA의 공식 입장이나 보증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