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화재 걱정을 덜어주는 우주 열 제어 기술

우주 환경 노출용 전고체 리튬이온 배터리
이미지 출처: NASA

충전기에 꽂아둔 스마트폰이 뜨거워질 때 불안하지 않으셨나요?

퇴근길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거나 전동 킥보드를 타다 보면 문득 기기가 손에 쥐기 힘들 만큼 달아오르는 순간이 있어요. 손바닥에 전해지는 묵직한 열기를 느끼며 혹시 터지지 않을까 가슴을 졸여본 기억이 한 번쯤은 있으실 거예요. 현대의 에너지 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과열되거나 때로는 폭발하는 것을 막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예요.

요즘 우리가 매일 들고 다니는 전자제품이나 타고 다니는 이동 수단에는 수많은 에너지가 작은 통 안에 꽉 들어차 있어요. 전력을 오래 유지하려면 좁은 부피 안에 최대한 많은 힘을 밀어 넣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에너지가 빽빽하게 모여 있는 만큼, 열이 조금만 갇혀도 주변으로 퍼져 나가면서 위험한 상황을 부를 수 있어요.

그래서 많은 연구자와 기술진은 이 위험한 열기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어요. 캘리포니아주 캠벨에 위치한 KULR 테크놀로지는 배터리 과열 방지 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에요. 작은 공간에 갇힌 뜨거운 기운을 순식간에 빼내는 기술이 우리 일상의 불안을 덜어주는 열쇠가 되고 있어요.

도미노처럼 번지는 열폭주는 어떻게 일어날까요?

배터리 안쪽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수많은 화학 물질이 빽빽하게 들어찬 작은 방들과 같아요. 정상적인 상태라면 전기가 흐르면서 생기는 미열이 바깥으로 천천히 빠져나가며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요. 그런데 내부 분리막이 찢어지거나 충격을 받으면 찰나의 순간에 합선이 일어나며 온도가 무섭게 치솟기 시작해요.

열이 급격히 올라가면 옆에 붙어 있던 다른 방들까지 그 뜨거운 열기에 휩싸여 차례차례 망가지게 돼요. 마치 촘촘하게 세워둔 도미노 블록 중 하나가 쓰러지면서 전체를 와르르 무너뜨리는 장면과 매우 닮았어요. 한 번 시작된 연쇄 반응은 사람의 힘으로 쉽게 멈추기 힘들어서 순식간에 불꽃이나 거센 연기로 번져요.

이런 끔찍한 연쇄 작용을 막으려면 열이 발생한 바로 그 자리에서 온도를 빠르게 가로채야 해요. 마치 뜨거운 냄비 바닥에 두꺼운 받침을 대어 식탁이 타지 않게 보호하듯, 열이 다른 구역으로 전달되지 못하도록 막아서는 방패가 절실해요. 온도가 더 이상 번지지 않게 붙잡아 두는 기술이야말로 화재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어벽이에요.

공기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열을 어떻게 식힐까요?

지구에서는 기기가 뜨거워지면 시원한 바람을 쐬어주거나 선풍기를 틀어서 열을 식힐 수 있어요. 주변을 둘러싼 공기 분자들이 배터리의 열을 빼앗아 다른 곳으로 날라주는 대류 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땀이 날 때 부채질을 하면 금방 시원해지는 것도 우리 곁에 공기가 머물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에요.

하지만 지구 바깥의 텅 빈 공간은 열을 전해줄 공기 분자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완전한 진공 상태예요. 기계 장치나 우주선 내부에서 열이 생기면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고스란히 갇혀 버리는 무시무시한 문제가 생겨요. 게다가 햇빛을 정면으로 받는 쪽은 펄펄 끓고 그늘진 쪽은 꽁꽁 얼어붙는 극단적인 환경에 노출돼요.

공기가 없으니 부채질을 할 수도 없고 시원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수도 없어서 오로지 단단한 물질을 통해 열을 전도하거나 빛의 형태로 뿜어내는 수밖에 없어요. 작은 부품 하나가 과열되는 순간 탐사선 전체가 망가질 수 있어서 열을 다루는 기술은 우주선 제작의 핵심이에요. 이처럼 가혹한 우주 환경에서 기기를 지켜내던 지혜가 마침내 지상으로 내려오게 되었어요.

케네디 우주센터 열 보호 시스템 시설의 오일 보관소
이미지 출처: NASA

우주선 기술이 만들어낸 단단한 열 방패

KULR 테크놀로지는 존슨우주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리튬 이온 배터리 팩용 열폭주 차폐재를 개발했어요. 극한의 열 환경을 견뎌내야 하는 우주 기술의 노하우가 지상용 전자기기 보호막으로 다시 태어난 셈이에요. 이 차폐재는 배터리 내부에서 불꽃이나 뜨거운 열기가 솟구쳐도 옆 칸으로 쉽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든든하게 막아줘요.

개발된 열폭주 차폐재는 자동차부터 자전거 등에 이르는 배터리 구동 기기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돼요. 우리가 출퇴근길에 흔히 타는 전기 이동 수단에 이 차폐재가 들어가면 갑작스러운 사고 걱정을 크게 덜 수 있어요. 보이지 않는 작은 틈 사이에서 우주급의 방어막이 우리를 묵묵히 지켜주고 있는 셈이에요.

열이 주변으로 도미노처럼 번지는 길목을 원천적으로 차단해 주니 대형 화재로 이어질 위험도 크게 줄어들어요. 도로 위를 달리는 이동 수단뿐만 아니라 일상에서 쓰는 다양한 기기들까지 안심하고 다룰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었어요. 멀게만 느껴지던 우주 탐사 기지의 연구 결과가 우리 일상의 불안감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고 있어요.

더 안전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한 똑똑한 시험법

좋은 안전장치를 만드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일은 제품이 위험한 순간을 정말 잘 버티는지 꼼꼼하게 시험하는 과정이에요. 실제로 불이 나거나 폭발하는 상황을 안전한 환경에서 일부러 재현해 봐야 문제점을 찾아내고 고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멀쩡한 배터리를 원하는 순간에 맞춰 내부에서만 살짝 고장 내는 일은 생각보다 무척 어려워요.

KULR 테크놀로지는 배터리 테스트를 훨씬 쉽게 만들어 주는 내부 단락 장치에 대해 NASA와 공동 소유한 특허를 라이선스했어요. 위험한 화재 조건을 인위적으로 유도해 기기가 얼마나 잘 버티는지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장치예요. 덕분에 제조사들은 실험실에서 복잡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도 안전성을 정밀하게 검증할 수 있게 되었어요.

KULR 테크놀로지는 고객들이 자체 안전 테스트를 개선할 수 있도록 내부 단락 장치를 판매하고 있어요. 많은 배터리 개발사들이 이 장치를 활용해 더 튼튼하고 믿을 수 있는 제품을 세상에 내놓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어요. 완벽한 안전이란 우연히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가상 사고 시험을 거쳐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잘 보여줘요.

오늘 밤 충전 케이블에 연결해 둔 채 은은한 불빛을 깜빡이는 전자기기를 가만히 바라보세요. 묵묵히 충전되는 그 작은 외관 속에는 머나먼 우주 탐사선이 극한의 열기를 견뎌내던 지혜가 조용히 숨 쉬고 있어요.

참고 자료: NASA Spinoff 공식 사례 (JSC-SO-323) · spinoff.nasa.gov
이미지는 NASA 공개 자료이며, 이 글은 NASA의 공식 입장이나 보증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