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식물 재배에서 시작된 필터 없는 공기 정화 이야기

이미지 출처: NASA
밀폐된 방 안에서 문득 답답함을 느낀 적 있나요?
창문을 닫아둔 채 오랜 시간 방 안에 머물다 보면 머리가 묵직해지거나 공기가 탁하다고 느낄 때가 있어요. 바깥바람이 통하지 않는 방에서는 우리가 내쉬는 숨과 여러 생활 먼지가 그대로 머물게 되거든요. 환기가 어려운 계절에는 맑은 공기를 마시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깨닫게 돼요.
식탁 위에 놓아둔 과일이 며칠 지나지 않아 푹 무르고 시들어 버리는 모습도 자주 겪는 일이에요. 과일은 익어 가면서 스스로 미세한 가스를 내뿜는데, 공기가 흐르지 않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그 가스가 주변 과일까지 더 빨리 상하게 만들어요. 작은 상자나 밀폐된 방 안에서 일어나는 이런 현상은 공기 순환의 중요성을 잘 보여줘요.
매일 머무는 집 안 공기를 맑고 쾌적하게 관리하는 일은 늘 손이 많이 가고 신경 쓰이는 숙제예요. 창문을 활짝 열어 시원하게 바람을 들이고 싶어도 미세먼지나 매연 탓에 망설여지는 날이 적지 않으니까요. 자연스러운 바람이 통하지 않는 갇힌 공간에서는 부유하는 미세 물질을 깨끗하게 없애는 특별한 방식이 절실해져요.
바람이 통하지 않는 우주에서 채소를 키우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지구에서는 창문만 열어도 밖에서 신선한 바람이 불어와 방 안의 묵은 냄새와 먼지를 자연스럽게 밀어내 줘요. 하지만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인 우주 정거장에서는 바깥공기를 안으로 들여오는 환기 자체가 아예 불가능해요. 모든 것이 꽁꽁 닫힌 공간에서 연구를 이어가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이에요.
우주에서 식물을 키울 때도 지상과 똑같은 골칫거리가 생겨나요. 식물은 자라면서 잎과 줄기에서 자연스럽게 가스를 배출하는데, 갇힌 선내에서는 이 가스가 흩어지지 못하고 그대로 쌓이게 돼요. 가스가 계속 고여 있으면 자라나는 채소가 스스로 내뿜은 성분에 갇혀 금방 시들거나 썩어버리는 문제가 일어나요.
이런 환경적 한계를 이겨내기 위해 NASA의 지원을 받은 연구원들은 식물 재배 장치를 위한 에틸렌 저감 장치를 개발했어요. 떠다니는 기체를 그때그때 없애주지 않으면 좁은 밀폐 용기 속 채소들이 무사히 자라기 힘들기 때문이었어요. 작은 재배 공간 안에서 가스를 없애는 이 기술은 식물의 신선도를 지키는 데 꼭 필요한 첫걸음이었어요.

이미지 출처: NASA
빛과 촉매가 만나 오염 물질을 스스로 태워 없애는 방법
필터로 먼지를 걸러내는 방식은 촘촘한 그물망에 찌꺼기를 모아두는 것과 같아서 시간이 지나면 망이 막히게 돼요. 하지만 빛과 특별한 물질이 만나 일으키는 화학 반응을 활용하면 먼지를 단순히 모으는 수준을 넘어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만들 수 있어요. 표면에 빛을 쬐어주면 촉매 반응이 일어나면서 주변 분자들을 강하게 산화시키는 힘이 뿜어져 나오거든요.
이 원리는 마치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까맣게 태우는 모습과 아주 비슷해요. 에너지를 머금은 촉매 표면에 공기 중에 둥둥 떠다니던 미세한 유기 분자들이 부딪히면 즉시 잘게 쪼개져요. 복잡한 구조를 지닌 오염원들이 이 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아주 단순하고 무해한 물 분자나 이산화탄소 형태로 흩어져 날아가 버려요.
그물망에 찌꺼기가 쌓이지 않으니 장치 내부가 막힐 염려도 없고 처음의 정화 능력을 꾸준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냄새를 유발하는 기체 성분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오염 입자까지 공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분해돼요. 강력한 산화 작용을 바탕으로 유해 물질을 근본적으로 해체하는 이 원리는 갇힌 환경에서 매우 깔끔한 해법이 되어줘요.
우주 장치에서 신선한 식품을 지키는 생활 속 기술로
우주 재배 장치 속에서 가스를 정화하던 아이디어는 지상에서도 아주 매력적인 기술로 주목받았어요. 조지아주 케네소에 본사를 두고 부패하기 쉬운 식품 보존을 전문으로 하는 KES Science and Technology Inc.가 에틸렌 제거 기술에 대한 라이선스를 취득했어요. 마트나 창고에 보관된 과일과 채소를 신선하게 지켜내는 데 안성맞춤이었기 때문이에요.
이어서 KES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Akida Holdings와 제휴를 맺었어요. 연구실이나 대형 물류 보관소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숨 쉬는 생활 공간으로 기술의 쓰임새를 넓히기 위한 만남이었어요. 우주에서 채소를 지켜내던 기술적 결실이 우리 생활 곁으로 성큼 다가오는 계기가 마련된 셈이에요.
Akida Holdings는 현재 NASA가 개발한 이 기술을 AiroCide라는 이름으로 판매하고 있어요. 좁은 우주 실험 기구 안에서 채소를 신선하게 기르기 위해 시작된 연구가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 공기를 돌보는 제품으로 거듭난 거예요. 먼 우주를 향했던 고민이 땅 위의 일상을 쾌적하게 바꾸는 도구로 멋지게 이어진 것이죠.
필터 교체와 부산물 걱정을 덜어낸 공기청정기
시중의 여과 장치를 쓰다 보면 주기적으로 필터를 새로 사서 갈아 끼우는 번거로움이 늘 따라오기 마련이에요. 하지만 회사에 따르면, AiroCide는 공기 중의 박테리아, 곰팡이, 균류, 균독소, 바이러스, 휘발성 유기화합물(에틸렌 등), 냄새를 완전히 파괴하는 유일한 공기청정기예요. 유해 물질을 표면에 붙잡아두는 방식이 아니라 흔적 없이 분해해 버리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에요.
무엇보다 이 장치들은 교체해야 하는 필터가 없어요. 오염 물질이 거름망에 차곡차곡 쌓이지 않으니 필터를 주기적으로 사서 버리는 쓰레기도 줄이고 관리의 번거로움에서도 한결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먼지가 가득 낀 필터를 손으로 만지며 털어내야 하는 찜찜한 순간을 겪지 않아도 되는 셈이에요.
게다가 이 장치들은 일부 여과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오존과 같은 해로운 부산물을 생성하지 않아요. 공기를 깨끗하게 만들려다 자칫 건강을 위협하는 엉뚱한 기체가 나올까 봐 조심스러웠던 분들에게는 반가운 특징이에요. 우주선 안의 연약한 채소를 지키려던 세심한 배려가 실내 공기를 염려하는 지상의 공간에서도 맑고 안전한 숨결을 지켜주고 있어요.
거실 구석에서 조용히 공기를 들이마시는 청정기를 바라보면, 흙 한 줌 없는 우주 정거장에서 파릇하게 자라나던 작은 잎사귀가 문득 떠오르곤 해요.
참고 자료: NASA Spinoff 공식 사례 (MSFC-SO-190) · spinoff.nasa.gov
이미지는 NASA 공개 자료이며, 이 글은 NASA의 공식 입장이나 보증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