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와 더위를 스스로 맞추는 옷의 비밀

이미지 출처: NASA
꽁꽁 언 출근길과 땀나는 지하철 사이
한겨울 아침에 두꺼운 패딩을 꽁꽁 싸매고 집을 나섰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 거예요. 살을 에는 칼바람을 피해 겨우 만원 지하철이나 버스 안으로 들어서면 숨이 턱 막히는 더위가 찾아오지요. 겉옷을 벗기에는 실내가 너무 복잡하고, 그대로 입고 있자니 등줄기에서 땀이 송골송골 배어나오기 시작해요.
이럴 때마다 옷이 날씨와 체온에 맞춰서 알아서 시원해지거나 따뜻해지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곤 해요. 밖에서는 찬바람을 막아주다가도 실내에 들어서면 열기를 밖으로 쓱 내보내는 마법 같은 옷 말이에요. 상상 속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 이런 아이디어가 실제로 매일 입는 일상복에 쓰이고 있어요.
우리가 무심코 걸치는 재킷이나 운동복 속에 아주 특별한 연구 결과가 숨어 있거든요. 바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극한의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탄생한 기술이에요. 그 출발점은 다름 아닌 머나먼 우주 공간이었어요.
우주비행사의 장갑 속에 숨겨진 비밀
우주 공간은 우리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가혹하고 극단적인 온도 변화를 보여줘요. 태양 빛이 정면으로 내리쬐는 곳은 프라이팬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고, 그늘이 드리우는 순간 얼음장보다 차갑게 식어버리거든요. 이런 극과 극의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의 몸을 지켜내는 일은 생명과 직결된 문제였어요.
비행사의 우주복과 장갑에는 바깥의 혹독한 추위와 뜨거운 열기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적응형 상변화 물질이 적용되었어요. 얇은 장갑 하나만 끼고도 엄청난 온도 차이를 견뎌내야 했기에 특별한 기술이 필요했던 셈이지요. 손가락 끝이 얼어붙거나 화상을 입지 않도록 주변 환경에 맞춰 반응하는 재료가 쓰였어요.
외부 기온이 요동치더라도 사람의 손과 몸은 언제나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 안전하니까요. 미세한 온도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스스로 균형을 맞추는 소재가 연구되었던 것이지요. 그렇게 우주복 안쪽에 은밀하게 자리 잡았던 첨단 소재는 지상으로 내려올 채비를 마쳤어요.

이미지 출처: NASA
물질이 형태를 바꿀 때 생기는 열의 마법
여기서 쓰인 상변화 물질이라는 개념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물리 현상이에요. 물질은 고체에서 액체로, 또 액체에서 기체로 모습을 바꿀 때 주변과 끊임없이 열을 주고받거든요. 더운 여름날 유리잔에 담긴 얼음이 녹으면서 음료를 시원하게 지켜주는 모습처럼 말이에요.
얼음은 물로 녹는 동안 주변의 열을 쉼 없이 빨아들이며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줘요. 반대로 물이 꽁꽁 얼어붙을 때는 머금고 있던 열을 주변으로 조용히 내뿜는 성질을 가지고 있지요. 온도계의 눈금이 변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를 삼키거나 토해내는 이 숨은 열을 잠열이라고 불러요.
만약 우리 몸 주변에 아주 작은 캡슐 크기의 물질이 머물면서 이런 작용을 대신해 준다면 어떨까요. 몸이 더워질 때는 주변의 열기를 삼켜서 시원하게 만들고, 서늘해지면 쥐고 있던 온기를 다시 건네주는 식이에요. 별도의 전자기기나 배터리가 전혀 없어도 자연의 물리 법칙만으로 훌륭한 온도 조절 장치가 완성되는 셈이지요.
이 마이크로 캡슐은 사람의 피부에 닿아도 형태가 무너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감싸져 있어요. 속 안의 물질이 녹아서 액체가 되거나 굳어서 고체가 되어도 밖으로 새어 나오지 않는 구조예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작은 알갱이들이 쉴 새 없이 열을 관리해 주는 거랍니다.
열을 머금고 뿜어내는 옷의 등장
우리가 일상에서 입는 옷은 땀을 흘리기 시작하면 금세 축축해지고 불쾌해지기 마련이에요. 전통적인 의류 시스템은 신체 활동량이 많을 때 열을 내부에 가둔다는 특징이 있거든요. 체온이 올라가면 몸은 스스로를 식히려고 땀을 흘리는데, 옷이 열을 가두고 있으니 땀이 마르지 않고 그대로 갇히게 돼요.
하지만 우주 기술을 이어받은 Outlast Technologies 사의 Outlast 제품은 인체의 미세환경 및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하여 온도를 너무 덥거나 춥지 않게 조절해 줘요. 피부 표면에서 발생하는 열의 변화를 옷이 실시간으로 알아채고 반응하는 원리예요. 옷이 단순히 바람을 막아주는 천에 머무르지 않고 능동적인 완충재 역할을 해주는 셈이지요.
Outlast 의류는 체열이 과도하게 발생할 때 이를 흡수하여 옷 안쪽의 수분량을 줄여줘요. 과도한 열을 섬유가 먼저 가져가 버리니 몸이 무리해서 땀을 쏟아낼 필요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지요. 덕분에 옷 안쪽이 늘 보송보송한 상태로 유지되면서 쾌적함을 오래도록 지킬 수 있어요.
반대로 쌀쌀한 바깥으로 나갔을 때도 진가를 발휘해요. 추운 환경에서 신체가 차가워지거나 떨리기 시작하면 Outlast 의류는 저장된 열을 다시 방출해 주거든요. 품고 있던 온기를 차가워진 피부로 다시 돌려주면서 체온이 뚝 떨어지는 것을 부드럽게 막아내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채운 편안함
이러한 열 제어 방식은 특정 옷 한 벌에만 머무르지 않고 우리 일상 전반으로 아주 넓게 퍼져나갔어요. 부츠, 양말, 속옷, 셔츠, 바지, 재킷, 장갑, 모자 등의 제품이 Outlast 'Thermocules'를 통해 스마트화되었어요. 머리끝에 쓰는 모자부터 발끝을 감싸는 양말까지 몸 전체를 아늑하게 감싸게 된 것이지요.
심지어 우리가 매일 밤 잠드는 방 안까지 찾아왔어요. 침구류 제품에도 이러한 온도 조절 기술이 성공적으로 적용되었거든요. 자는 동안 덥다고 이불을 걷어찼다가 새벽녘에 으슬으슬 떨며 다시 덮는 불편함을 덜어줄 수 있게 된 거예요.
전 세계의 수많은 기업들도 이 독특한 소재의 가치를 발 빠르게 알아봤어요. Outlast Technologies 사는 200개 이상의 프리미엄 브랜드 리더들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어요. 기능성 아웃도어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패션 브랜드에서도 이 소재를 손쉽게 만나볼 수 있게 되었지요.
혹시 오늘 입은 겉옷이나 신고 있는 신발 안쪽 라벨을 가만히 들여다본 적이 있으신가요. 머나먼 우주 공간의 혹한과 열기를 견뎌내려던 노력이 지금 여러분의 옷자락 속에서 조용히 숨 쉬고 있을지도 몰라요.
참고 자료: NASA Spinoff 공식 사례 (JSC-SO-236) · spinoff.nasa.gov
이미지는 NASA 공개 자료이며, 이 글은 NASA의 공식 입장이나 보증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