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복 냄새 잡는 기술이 우리 집 거실로 들어온 이유

Z-2 우주복 옆에 선 우주복 디자이너 에이미 로스
이미지 출처: NASA

창문을 열 수 없는 방에서 냄새가 차오른다면 어떨까요?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다 보면 집 안 공기에 신경을 자주 쓰게 돼요. 환풍기를 종일 돌리고 창문을 활짝 열어보아도 구석에 스며든 특유의 냄새는 쉽게 사라지지 않거든요. 문을 꼭 닫아두어야 하는 계절에는 방 안 공기가 더 텁텁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매일 타고 다니는 자동차 안도 비슷한 고민을 안겨주곤 하지요. 에어컨을 켜는 순간 올라오는 눅눅한 냄새 때문에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하면서도 늘 아쉬운 마음이 남아요. 좁고 닫힌 공간에서 발생하는 냄새는 공기를 빠르게 탁하게 만들어요.

만약 창문 하나 열 수 없는 밀폐된 공간에 몇 시간 동안 갇혀 일해야 한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생각만 해도 숨이 턱 막히고 머리가 지끈거리는 느낌이 들지요. 바로 이런 극단적인 환경을 매일 견뎌야 하는 물건이 바로 우주복이에요.

우주복 안에서 생기는 기체들은 어디로 사라질까요?

우주비행사가 입는 우주복은 바깥의 진공과 극심한 온도 변화로부터 몸을 지켜주는 작은 우주선과 같아요. 그렇다 보니 바깥에서 신선한 공기를 끌어올 방법이 전혀 없어서 안쪽 공기만 계속 순환시켜야 하지요. 사람이 몸에서 끊임없이 내뿜는 열기와 호흡 때문에 옷 안쪽은 유해 가스에 쉽게 노출돼요.

사람은 가만히 숨만 쉬어도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피부로 땀을 흘리면서 여러 노폐물을 내보내요. 밀폐된 옷 속에서 이러한 기체들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쌓이면 건강에 커다란 위험이 될 수 있어요. 작은 가스 성분 하나도 즉시 걸러내지 못하면 우주인의 시야를 가리거나 호흡을 곤란하게 만들거든요.

존슨 우주 센터와의 세 차례 SBIR 계약을 통해 이 회사의 시스템 개발에 자금이 지원되었어요. 해당 개발의 목적은 우주복 내의 암모니아와 포름알데히드를 걸러내고 우주선 내부 공기를 정화하는 것이었어요. 극한의 밀폐 공간에서 비행사의 안전을 지키려면 유해 성분을 남김없이 흡착하는 특수한 여과 장치가 꼭 필요했답니다.

자석처럼 유해 분자를 끌어당기는 여과 메커니즘

공기 중에 떠다니는 냄새 입자나 오염 물질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작은 분자 상태로 존재해요. 일반적인 그물망 형태의 거름망으로는 크기가 매우 작은 기체 분자를 물리적으로 낚아채기가 무척 어렵지요. 그래서 미세한 분자들을 확실하게 붙잡으려면 보이지 않는 전기적인 힘을 활용해야 해요.

겨울철에 머리를 빗을 때 빗에 머리카락이 달라붙거나 풍선 표면에 먼지가 자석처럼 찰싹 들러붙는 모습을 본 적이 있을 거예요. 이는 서로 다른 극을 띠는 물체끼리 강하게 끌어당기는 정전기적 성질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거든요. 냄새를 유발하는 많은 기체 분자도 전자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극성을 띠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분자들을 지나가는 길목에 정반대의 전하를 머금은 여과재를 촘촘하게 배치해 두면 어떨까요? 공기가 그 사이를 스쳐 지나가는 짧은 순간에도 오염 물질이 자석에 이끌리듯 벽면에 단단히 달라붙게 돼요. 별도의 큰 동력을 쓰지 않아도 화학적인 결합과 정전기적 인력 덕분에 유해 가스가 공기 중에서 빠르게 사라져요.

일리노이주 섐페인에 위치한 세리오닉스사는 영구적인 전하를 띠는 고분자를 포함한 공기 여과 기술을 개발했어요. 이러한 고분자 소재는 흐트러지지 않는 인력을 계속 유지하며 지나가는 기체를 붙잡아두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지요.

존슨 우주 센터를 방문한 펜스 부통령 일행
이미지 출처: NASA

우주선 내부를 정화하던 기술이 지상으로 내려오다

우주인을 위해 개발된 정밀한 기술은 지상에서도 그대로 빛을 발할 수 있어요. 지구에서도 문을 닫아걸고 지내는 실내 공간이나 미세한 먼지 하나조차 치명적인 첨단 공장은 우주복 내부만큼이나 깨끗한 공기를 원하거든요. 미세한 유해 물질을 없애는 능력은 산업 현장과 일상 모두에서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에요.

NASA가 지원한 우주복 기술 연구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의 공기 질을 개선하고, 차량 냄새를 상쾌하게 유지하며, 마이크로칩 제조 시설의 공기를 정화할 수 있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오염까지 완벽하게 통제해야 하는 첨단 산업 현장에서도 공기 질 관리는 생산성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예요.

이 연구 지원을 통해 회사는 컬러필 기술을 향상시켰어요. 좁은 옷 속에서 우주비행사의 호흡을 지키던 장치가 지상 사람들의 호흡기까지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도구로 발전한 셈이지요. 연구실 안에서 탄생한 여과 소재가 마침내 우리가 매일 숨 쉬는 생활 공간으로 발걸음을 넓히게 되었어요.

우리가 매일 마시는 공기 속으로 스며든 연구의 흔적

세리오닉스사는 현재 이 컬러필 기술을 공기청정기, 차량용 필터, HVAC 시스템용 필터에 적용하고 있어요. 우리가 집 거실에서 흔히 사용하는 환기 장치와 출퇴근길 차 안의 공기 순환기 안에서도 우주 기술의 원리가 조용히 작동하고 있는 셈이에요.

반려동물이 남기는 배변 냄새나 특유의 체취도 성분을 따져보면 우주복 안에서 골칫거리였던 가스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강한 결합력으로 분자를 붙잡아두는 필터가 장치 안쪽에 자리 잡고 있으니 불쾌한 냄새가 다시 실내로 새어 나오는 일을 줄여주지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공기 흐름을 다듬어주는 작은 부품 하나가 거실의 쾌적함을 지켜줘요.

건물 천장에 연결된 통조림 같은 공기 순환 통로 속에서도 이런 여과 장치들이 묵묵히 제 몫을 다하고 있어요. 매일 마시는 공기 속에는 우주 공간의 가혹한 조건을 이겨내기 위해 머리를 맞댔던 수많은 연구자의 고민이 은은하게 녹아 있답니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 공기청정기 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평범해 보이던 하얀 필터가 전혀 다르게 보일지도 몰라요.

참고 자료: NASA Spinoff 공식 사례 (JSC-SO-309) · spinoff.nasa.gov
이미지는 NASA 공개 자료이며, 이 글은 NASA의 공식 입장이나 보증과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