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빌딩 옥상 물때를 잡는 오존의 비밀
대형 빌딩 옆을 지나다 옥상에서 거대한 하얀 김이 피어오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으신가요? 차가운 바람이 부는 계절이면 유독 눈에 띄는 그 증기는 건물 내부의 열을 식히는 냉각탑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예요. 거대한 시설 속을 쉼 없이 순환하는 물은 건물 전체의 온도를 적정하게 유지해 주는 고마운 존재예요. 하지만 이렇게 많은 양의 물이 좁은 배관을 타고 흐르면 안쪽에서는 골치 아픈 문제가 끊이지 않고 생겨나요.

이미지 출처: 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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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각탑 배관을 망가뜨리는 물때와 부식은 왜 일어날까요?
주전자 바닥이나 욕조 틈새에 서서히 생겨나는 하얀 얼룩을 한 번쯤 닦아내 보셨을 거예요. 물속에 녹아 있던 미네랄 성분이 열과 공기를 만나면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붙는 현상이 배관 속에서도 똑같이 발생해요. 거대한 산업 시설이나 건물 배관 안쪽에 이물질이 단단히 달라붙으면 열 전달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게 돼요. 게다가 금속 배관 표면이 산소와 물에 노출되어 붉게 녹스는 현상까지 겹치면 관리가 무척 까다로워져요. 스케일 축적과 부식은 냉각탑 운영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유지관리 문제예요. 배관에 때가 끼기 시작하면 냉각 효율이 나빠져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하고 기계에도 무리가 가요. 시설을 멈추고 관 내부를 긁어내거나 부식된 관을 교체하려면 막대한 일손과 수리비가 들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관리 현장에서는 늘 골머리를 앓으며 해결책을 찾아 헤맸어요. 많은 곳에서 이런 문제를 막으려고 배관에 독한 화학물질을 섞어 넣는 방식을 써왔어요. 약품을 풀면 물때와 녹을 억제할 수 있지만 배관을 거쳐 나가는 폐수에 유독 성분이 고스란히 남게 돼요. 결국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폐수를 다시 정화하는 데 또 다른 처리 비용이 끝없이 들어가는 악순환이 이어졌어요. 약품을 다루는 작업자의 안전 문제까지 겹치면서 화학물질 없는 새로운 관리 기술이 절실해졌어요.산소 원자 셋이 뭉친 오존은 어떤 원리로 물을 정화할까요?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속 산소는 원자 두 개가 짝을 이룬 안정적인 형태예요. 반면에 오존은 산소 원자 세 개가 억지로 손을 잡고 뭉쳐 있는 아주 불안정한 물질이에요. 셋 중 하나는 어떻게든 다른 짝을 찾아 튕겨 나가려는 성질을 아주 강하게 품고 있어요. 혼자 떨어져 나간 산소 원자는 주변에 있는 다른 물질을 거칠게 공격하며 들러붙으려 해요. 이처럼 불안정한 산소 원자가 주변의 유기물이나 미생물 표면에 달라붙어 파괴하는 반응을 산화라고 불러요. 마치 얼룩진 흰옷에 산소계 표백제를 붓는 순간 거품이 일면서 때가 말끔히 분해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예요. 오존은 세균의 세포벽을 무너뜨리고 유기물의 화학 결합을 끊어내며 아주 빠르게 반응해요. 상대를 분해하고 남은 물질은 그저 순수한 산소 분자뿐이라 찌꺼기를 남기지 않아요. 공기 중의 산소에 강한 전기 에너지를 흘려보내면 결합이 깨지면서 오존 분자가 만들어져요. 이렇게 갓 만들어진 오존을 물속으로 통과시키면 아주 작은 거품 형태로 녹아들며 놀라운 정화력을 발휘해요. 물속을 떠다니는 미세한 박테리아부터 배관 표면에 달라붙은 점액질까지 가차 없이 산화시켜 버려요. 유해한 약품 가루를 타지 않고도 순수한 기체의 산화력만으로 물을 깨끗하게 되돌리는 셈이에요.
이미지 출처: NASA
화학약품을 쓰지 않고 물때를 없애는 새로운 방식
닫힌 우주 공간에서는 외부에서 새로운 물을 계속 실어 나르는 일이 불가능에 가까워요. 승무원이 마시고 씻는 물은 물론이고 각종 전자 장비를 식히는 냉각수까지 한 방울도 버리지 않고 끊임없이 걸러서 다시 써야 해요. 만약 물을 정화하겠다고 유독한 화학약품을 잔뜩 쏟아붓는다면 밀폐된 선내에서 그 독성을 걸러내는 데 엄청난 자원이 소모되고 말아요. 그래서 약품 없이도 완벽하게 수질을 관리하는 순환 기술 연구가 절실했답니다. 제트추진연구소는 스케일과 부식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물 절약, 비용 절감, 독성 화학물질 배출 제거의 이점을 제공하는 비화학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개발했어요. 번거롭게 위험한 약품 통을 쌓아둘 필요 없이 기계 장치만으로 수질을 지켜내는 깔끔한 방식이었어요. 배관이 망가지는 것을 막아줄 뿐만 아니라 자연으로 흘러나가는 물까지 지킬 수 있게 된 거예요. 이 시스템에서는 현장 발생기에서 오존이 생성되어 냉각탑 용수에 주입돼요. 불안정한 오존 기체를 멀리서 운반해 오는 대신 탑 바로 옆에서 그때그때 신선하게 만들어 곧바로 물속에 불어넣는 구조예요. 덕분에 유기 불순물은 산화되며, 용해된 오존은 박테리아와 스케일을 제거해요. 거품처럼 퍼져나간 오존이 물길 구석구석을 씻어내며 단단하게 굳어가던 물때의 결합을 분해해 버렸어요.거대한 빌딩과 공장 냉각탑으로 퍼져나간 기술
우주 탐사를 위해 다듬어진 이 비화학적 수처리 방식은 곧바로 지상의 거대한 시설들로 발걸음을 넓혔어요. 연중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공장이나 대형 상업 시설은 배관에 끼는 때 때문에 막대한 운영비를 쏟아붓고 있었거든요. NASA의 라이선스 취득 기업인 내셔널 워터 매니지먼트는 약 200개의 냉각탑에 자사의 오존 어드밴티지 시스템을 설치했어요. 도심 한가운데 자리 잡은 수많은 건물 옥상에 안전한 물 순환 시스템이 차근차근 자리를 잡기 시작한 거예요. 실제로 이 장치를 도입한 현장에서는 눈에 띄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연이어 나타났어요. 고객들은 비용을 절감했고 화학물질 저장 및 배출을 없앴어요. 위험한 약품을 창고에 보관하며 마음을 졸일 필요도 사라졌고, 하천으로 독성 폐수를 흘려보낼 걱정도 말끔히 씻어냈어요. 배관 수명은 늘어나고 세척을 위해 낭비되던 물의 양도 크게 줄일 수 있었어요. 빌딩 숲을 걸을 때 옥상 위로 뿜어 나오는 하얀 수증기를 마주한다면 그 안을 흐르는 맑은 물방울을 떠올려 보세요. 보이지 않는 배관 안쪽에서 불안정한 산소 원자들이 분주하게 물때를 지워내는 모습을 상상하면 회색빛 도심 풍경이 조금은 다르게 보이지 않나요?참고 자료: NASA Spinoff 공식 사례 (JPL-SO-114) · spinoff.nasa.gov
이미지는 NASA 공개 자료이며, 이 글은 NASA의 공식 입장이나 보증과 무관합니다.